1. 자꾸만 일상이 꼬여 심란한 여고생, 하루
하루는 매일 아침 알람과의 전쟁을 벌인다. 아무리 일찍 맞춰놓아도 등교시간 직전까지 알람을 연장하기 일쑤다.
엄마가 차려준 맛있는 아침식사도 먹지 못하고 집을 나서는 하루.
숨가쁘게 학교로 뛰어가는데 가로수에 치마가 걸린다거나 신발이 벗겨져 찾아오느라 지각하는 건 하루에겐 일상과도 같은 일이다. 하교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친구 히로미에게 자꾸만 일이 꼬인다며 푸념해보지만 돌아온 것은 "이건 앞으로 더욱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라는 전조네~"라는 장난기 섞인 답변이었다.
옥신각신 대화를 주고 받던 하루와 히로미는 선물상자를 입에 물고 걷는 고양이를 보고 걸음을 멈춘다. 이내 고양이가 위기감 없이 차도로 들어서서 트럭에 치일 위기에 처하자 하루는 히로미의 스틱으로 고양이를 가까스로 구해낸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양이가 괜찮은지 살펴보는데 그 고양이가 갑자기 두 발로 서서 자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는 모습을 보고는 순간 말문이 막히고 만다. 고양이가 홀연히 사라지고 다가온 친구 히로미에게 고양이가 인사를 했다고 얘기해보지만 믿지 않는다. 집에 돌아온 하루가 엄마에게도 고양이가 말을 했다고 하자 엄마는 어릴 적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며 웃는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기로 다짐하는 하루.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거리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집 밖으로 나온다.
두 발로 선 고양이들의 행렬이 집 앞에 멈춰서자 담벼락에 숨지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그 행렬 앞에 선다.
하교길에 구했던 고양이는 고양이왕국의 왕자였으며 고양이왕이 목숨을 구한 은혜를 갚기 위해 직접 행차했다는 사실이 대신의 입을 통해 밝혀진다. 고양이왕은 하루에게 '은혜 목록'을 선물하고는 돌아간다.
다음날 아침, 일어난 하루는 친구 히로미에게 집 앞에 스틱이 잔뜩 널브러져 있다는 전화를 받고 엄마의 부름에 달려가보는데 집 앞 뜰에 강아지풀(일본에서는 고양이 장난감으로 많이 쓰인다.)이 잔뜩 자라있는걸 발견한다.
등교하는 길에 다수의 동네고양이들에게 쫓기는 하루를 보고 친구는 개박하라도 가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말을 한다. (개박하는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식물이며 캣닢이라고도 불린다.)
학교에 도착한 하루는 실내화로 갈아신기 위해 신발장을 여는데 선물박스가 와르르 떨어지고 그 안에서 생쥐가 나온다.
하루가 새파랗게 질려있는데 그녀를 따라온 고양이들이 그 장소를 습격하며 소동은 일단락된다.
방과 후 히로미의 부탁으로 청소당번을 바꿔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데 고양이왕의 신하가 나타난다.
신하가 하루에게 선물이 마음에 들었냐고 묻자 하루는 사람에게 이런 선물들은 쓸데 없다고 한다. 신하는 하루를 만족시킬 방법을 찾다가 고양이 왕국으로 초대하기로 한다. 풍요롭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다는 신하의 제안에 솔깃하지만 고양이 왕자와 결혼해야한다는 얘길 듣고 거절하려한다. 하지만 고양이 신하는 이미 오늘밤 모시러 오겠다며 사라지고 만다.
졸지에 고양이와 결혼해야할 처지에 놓인 하루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고 어디선가 고양이 사무소를 찾아가라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의 조언에 따라 흰색의 뚱뚱한 고양이의 안내를 받은 하루는 조그만 건물들이 늘어선 신기한 골목 안으로 들어선다.
2. 하루의 조력자들, 그리고 여정을 통해 깨달은 것
뚱뚱한 고양이의 안내에 따라 하루는 고양이 사무소에 등장하고 그곳의 소장인 바론(남작)과 만나게 된다.
하얀 정장을 멋들어지게 차려 입은 고양이는 훔베르트 폰 지킹켄 남작이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하루는 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바론은 하루에게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생각해보라고 하며 조력을 약속한다. 이내 고양이사무소에 고양이왕국의 고양이들이 침입하여 하루를 납치하고 하루와 동행한 뚱뚱한 고양이 무타를 바론과 까마귀 토토가 쫓기 시작한다.
고양이 왕국에 도착한 하루는 느긋하고 안락한 그곳의 분위기에 잠시 취하지만 이내 고양이 신하가 그녀를 왕궁으로 데려간다. 고양이왕과 대면한 하루는 고양이와는 결혼할 수 없다며 왕자와의 결혼을 거절한다. 하지만 왕이 보여준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이 고양이로 변한 것을 보고 하루는 충격을 받는다. 하루를 연회에 초대한 왕은 그녀를 즐겁게 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과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하루는 훌쩍훌쩍 울기만 할 뿐이었다. 그때 한 고양이가 그녀에게 춤을 청한다. 하루에게 너의 시간을 살아야한다며 귓속말을 하는 고양이는 바론이었다. 고양이왕이 그를 체포하려하자 하루와 바론은 탈출을 감행한다.
미로를 건너 현실세계로 향하는 탑을 거의 오른 찰나 고양이왕국의 병사들에게 다시 포위당하고 마는데 하루가 구한 고양이들의 보은으로 하루는 고양이 왕국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무사히 현실세계에 도착해 학교에 하루를 내려준 남작은 그녀가 원하면 언제든지 다시 고양이사무소의 문이 열릴 것이라며 잠시간의 이별을 고한다.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온 하루. 일요일 아침, 엄마가 아침식사 준비를 위해 일어나는데 하루가 벌써 거실에 나와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하루는 그런 엄마에게 식사준비를 해놓았으며 친구 히로미와 영화를 보러 외출한다.
하루와 만난 히로미는 이런저런 놀랄만한 소식을 전해보지만 덤덤한 하루의 모습에 신기해한다.
3. 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숨은 요소
등장인물 바론과 무타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른 작품인 귀를 기울이면에도 등장한다.
귀를 기울이면의 주인공인 츠키시마 시즈쿠가 만든 이야기라는 설정으로 고양이의 보은이 스핀오프 작품인 셈이다.
고양이의 보은은 가볍고 밝은 동화같은 분위기의 내용으로 지브리의 장편 애니메이션 중 75분이라는 가장 짧은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완결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