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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케히메 - 태고의 자연이 인간에게 남긴 것

by 누리마루 동산 2023. 7. 1.

 

1. 모노노케히메의 모티브, '레타르 세타 설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아이누 신화 중 '레타르 세타 설화'를 모티브로 하여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히메를 제작했다.

아이누족은 러시아의 사할린과 캄차카 반도, 그리고 일본의 홋카이도와 도호쿠 북부에 분포했던 민족이다.

도호쿠는 일본 혼슈 지방의 동북부의 지역을 이야기하며, 이 지역에 살던 아이누들을 에미시라고 불렀다. 

에미시족은 하얀 들개의 자손이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데 레타르 세타라는 단어는 흰 개를 의미한다.

아이누족의 신화 중 "흰 개가 인간과 결혼하여 세 아이를 낳았는데 그것이 아이누족의 선조이다"라는 내용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작중 등장하는 여주인공 '산'의 이름은 셋째 딸을 뜻하는 일본어 '산방메 무스메'에서 따온 것이다.

어릴 적 산을 딸로 거둔 하얀 들개 모로 일족의 모습 또한 레타르 세타 설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하얀 개를 뜻하는 아이누족의 신화 '레타르 세타 설화'에서 영감을 얻고나서 애초에 구상했던 시나리오를 추가하였고 그의 이전 작품인 온유어마크를 발표한 이후 지금의 모노노케히메가 탄생하게 되었다. 

 

2. 줄거리

 

먼 옛날, 이 나라는 울창한 숲에 뒤덮여 그곳에는 태고로부터의 신들이 살고 있었다.

인간은 그들을 우러러 숭배했고 거대한 태고의 신들은 숲에서 살아가며 인간들의 삶에 관여하지 않았다.

인간의 탐욕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기 전까지는.

어느 날 숲 속의 한 촌락을 괴이한 생명체가 습격한다. 에미시라고 불리는 이 부족은 본디 이 나라의 동북부에 살고 있었으나 야마토족과의 전쟁에서 패해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야만 했다. 에미시족의 차기 부족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아시타카는 이 거대한 괴물, 재앙신을 활로 쏘아 죽이는데 성공하지만 그 정체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저주하며 죽어간 산의 주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재앙신의 습격으로부터 마을을 구해내지만 아시타카는 왼손에 재앙신의 저주를 받게 된다.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재앙신의 목숨을 뺏어간 돌의 출처, 서쪽으로 가야한다는 무녀 히이의 조언에 따라 아시타카는 붉은 영양 야쿠르를 타고 마을을 떠난다. 서쪽으로 이동하는 도중 전쟁이 벌어진 마을을 발견한다. 습격당하는 한 여인을 구하던 중 아시타카의 저주당한 팔에서 믿기지 않는 힘이 발휘된다. 마을에서 만난 승려 지코 스님에게 재앙신의 상처에 박혀있던 돌을 보여주자 지코 스님은 서쪽에 있는 태고신의 숲에 대해 언급한다. 그 무렵 가파른 절벽길을 인간과 짐을 가득 실은 소의 무리가 통과하고 있었는데 흰 들개 두 마리와 그에 탄 소녀가 무리를 습격한다. 무리의 수장 에보시는 다수의 소와 함께 동료를 잃지만 거대한 들개에게 총격을 가하여 쫓아내는데 성공한다. 서쪽을 향하던 아시타카는 습격당한 무리 중 두명을 구출해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로 향하다 들개와 같이 있는 소녀, 산과 조우한다. 아시타카에게 적대적인 시선을 보이는 소녀가 곧 그 자리를 뜨자 숲의 정령, 코다마가 나타나 그들을 숲의 출구로 안내한다. 숲의 정령 코다마를 따라가던 중 먼 발치에서 신비한 존재를 목격하지만 곧 사라지고 만다. 구출한 두 남자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제철소인 타타라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수장인 에보시는 숲을 개간하고 철을 채광하여 화승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시타카는 그녀의 화승총에 재앙신으로 변한 산의 주인에게 얻은 저주받은 팔을 보여주며 숲을 건드리지 말 것을 요청하나 에보시는 태고의 신들과의 일전도 불사하며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타타라 마을에 머물며 아시타카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방법을 모색해보지만 갈등은 점점 극에 치닫고 있었다. 어느날 하얀 들개 모로 일족의 두 형제와 산이 타타라마을을 습격한다. 그러다 산 혼자 마을로 침투하지만 궁지에 몰려 포위당하고 만다. 산을 살려두지 않으려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그녀를 지켜내다가 아시타카는 치명상을 입지만 둘은 마을을 빠져나가는데 성공한다. 산은 그런 아시타카를 태고신의 숲에 데려가고 생명의 기운과 죽음의 기운을 동시에 지닌 태고신은 그의 목숨을 살려준다. 죽음의 고비에서 벗어난 아시타카는 눈을 뜨지만 재앙신에게 받은 저주가 더욱더 몸에 퍼져있음을 보고 태고신의 본질을 깨닫는다. 멧돼지부족의 우두머리 옷코토누시는 동료를 재앙신으로 만든 인간들을 습격할 계획을 세우지만 그의 동료들이 타타라마을의 화승총에 허무하게 무너져내리고 만다. 에보시는 더 나아가 태고신의 머리마저 탈취할 심산으로 숲의 깊은 곳으로 잠입하고, 지코 스님의 도움으로 결국 태고신에게 총격을 가해 그 머리를 통 안에 담는 데 성공한다. 머리를 잃은 태고신이 곧 죽음의 형상인 데이다라봇치로 변해 주변의 모든 생명을 앗아가기 시작하자 숲의 정령 코다마들이 무수히 땅으로 떨어져내리기 시작한다. 데이다라봇치가 잃어버린 머리를 찾고 있음을 알아챈 아시타카는 지코 스님의 손아귀에서 통을 빼앗아 산과 함께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준다. 데이다라봇치의 몸통과 잘린 머리가 맞닿은 순간, 황금빛의 물결이 온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이후 데이다라봇치는 태고신 본래의 생명의 형상으로 변하지만 대지와 부딪히자 존재가 소멸하고 만다. 죽음의 물결이 퍼져나가 온통 검은색으로 물들었던 대지가 점점 녹색빛을 띠기 시작하더니 풀과 꽃이 자라나 덮기 시작한다. 쓰러져 있는 그 둘을 야쿠르가 깨우고 아시타카는 재앙신 저주가 팔에서 사라져 있음을 확인한다. 산은 아시타카를 좋아하지만 인간을 용서하지 못한다며 숲으로 돌아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아시타카는 비록 그녀와 떨어져 있을지라도 모로 일족의 우두머리에게 했던 약속에 따라 각자의 장소에서 함께 살아갈 것을 결심한다. 폐허가 된 나무 위에 숲의 정령 코다마 한 마리가 고개를 움직이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3. 모노노케히메의 역대 일본 흥행 순위

 

모노노케히메는 1997년에 방영한 작품으로 스토리, 영상미, 배경음악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으로 더욱 날개를 단 모노노케히메는 현재까지도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 불리우고 있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2022년 기준 세계 영화 흥행순위에서 7위를 차지했으며 201.8억엔이라는 최종수익을 달성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양한 애니메이션 가운데서도 모노노케히메가 돋보이는 이유는 작품 내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관객들의 마음에 제대로 전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