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녀의 순진무구한 시선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이야기의 주인공인 10살의 소녀 치히로는 어느날 부모님과 함께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친구가 건넨 꽃다발의 카드를 부루퉁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치히로는
전학가게 될 학교의 모습마저도 못마땅한 듯 하다. 이사가게 될 집을 찾아가는 도중 아빠는 길을 잘못 들어
울퉁불퉁한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치히로는 도중에 보이는 오래된 석상을 보고 뭔가 기묘한 느낌을 받는다.
이윽고 반대편으로 통하는 듯한 터널 앞에 도착하지만 길을 가로막고 있는 석상때문에
치히로의 가족은 차에서 내리게 되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차소리에 터널의 반대편으로 가보기로 한다.
으스스한 느낌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치히로를 뒤로한 채 아빠는 호기롭게 팔을 걷어붙이며 먼저 터널에 들어가버리고 터널을 지나는 동안 엄마의 손을 잡은 채 꼭 붙어서 걷는 치히로에게 엄마는 너무 달라붙지 말라며 나무란다.
어두컴컴한 터널을 지나자 낡은 건물이 나오고 그 출구엔 드넓은 초원, 말라버린 강의 잔해와 함께
테마파크의 잔해로 보이는 구조물들이 군데군데 널브러져 있었다. 가족들이 그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 와중에
아빠는 어디선가 맛있는 음식냄새를 맡고 그 근원을 찾아서 가족을 이끌고 발걸음을 옮긴다.
2. 자연파괴, 인간의 욕망의 대가에 관한 교훈의 메시지
맛있는 냄새를 따라가자 치히로의 가족은 음식점밖에 없는 거리를 발견한다. 간판을 살펴보며 이동하던 중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음식이 한가득 진열되어 있는 음식점을 발견하고 아빠는 주인을 불러보지만 응답이 없었다.
오랜 이동 끝에 시장기가 돌았던 아빠와 엄마는 음식점의 주인이 오게 되면 값을 지불하자며 허락없이 음식을 접시에 옮겨담기 시작했고 치히로는 그런 아빠와 엄마를 말려보지만 둘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한다.
치히로는 그 모습이 부끄러워 음식점을 벗어나고 거리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그러다 油(기름 유=목욕탕의 표시)자가 적힌 구조물을 발견하고 그 옆에 거대한 건물이 있음을 눈치챈다. 치히로는 건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다가 그 아래를 지나는 기차를 발견하고 그 모습을 한참을 바라본다. 다시 건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어느샌가 나타난 소년이 치히로에게 이곳에 있으면 안된다며 해가 지기 전에 강 건너편으로 달아나라고 경고한다. 쫓기듯 달아나는 치히로는 아빠와 엄마가 있던 음식점을 찾아가지만 그 곳에는 옷을 입은 돼지 두 마리가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대고 있었다. 혼란스러워진 치히로는 거리를 벗어나려 하는데 어느새 해가 저물자 거리의 음식점들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마치 유령과도 같은 검은 그림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치히로는 놀라 달아난다. 치히로가 거리를 벗어났을 때 초원이었던 장소는 강이 되어 있었고 꿈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치히로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만다. 갑자기 자신의 손가락이 투명해지는 것을 보고 치히로는 고개를 다리 사이에 파묻는다. 한편 치히로와 다리에서 만났던 소년이 강가에 쭈그려앉은 치히로를 발견하고 이 세계의 음식을 먹지 않으면 사라지게 될거라며 음식을 먹여준다. 어째서인지 치히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소년은 무서움에 떨고 있는 치히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아빠 엄마와 함께 이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모습을 감춘다. 이 기묘한 세계에서 살아남고 벗어나기 위해서는 직업을 가져야한다는 소년의 조언을 따라 치히로는 용기를 내어 건물의 주인인 마녀 유바바와 대면한다. 신들에게 대접할 음식에 멋대로 손을 댄 아빠와 엄마의 욕심을 꾸짖으며 인간인 치히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마녀 유바바는 일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누구든 원하는 자에게는 일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는 이 세계의 룰에 의해 치히로는 마녀와 계약하는데 성공하나 원래 이름을 뺏겨 센이라는 이름으로 생활하게 된다. 신들이 휴양을 위해 들르는 온천, 여관을 겸한 이 건물에서 치히로는 난생 처음으로 청소 등의 힘든 일을 맡게 되어 고생하게 되고 부모님까지 돼지가 된 혼란스러운 생활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의문의 소년, 하쿠가 치히로를 물심양면으로 돌봐준다. 서툴지만 한발한발 나아가는 치히로. 그러던 어느 날 여관에 비상이 걸린다. 오물신이라는 온갖 더러움으로 가득한 신이 목욕을 위해 이 여관을 찾았기 때문인데 마녀는 일부러 고생시킬 심산으로 치히로에게 오물신의 목욕시중을 맡기지만 가오나시라는 존재의 조력으로 치히로는 가까스로 오물신의 목욕시중을 진행해나간다. 그러다 치히로가 오물신의 몸에 박힌 가시를 발견하고 뽑아내자 자전거부터 시작하여 엄청난 양의 온갖 쓰레기더미가 오물신의 몸에서 빠져나온다. 오물신의 몸에 묻어있던 오물들이 사라지자 그 정체는 유서 깊은 강의 신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강의 신은 치히로에게 답례로 영험한 경단을 선물하고 만족해하며 여관을 떠나고 이 일은 치히로에 대한 눈총어린 시선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계기가 된다.
3. 우여곡절 끝에 모험을 끝내고 다시 일상으로
외톨이가 된 치히로를 돕던 하쿠는 위험한 일에 엮이게 된다. 마녀의 쌍둥이 언니의 물건을 훔쳐오라는 명령을 완수했으나 그 물건에 걸린 저주 때문에 공격당하고 마는데 생명이 달아날 위기에 처한 하쿠에게 치히로가 진흙경단을 먹여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다. 자신을 도와준 하쿠를 구하기 위해 마녀의 쌍둥이 언니인 제니바를 찾아가 하쿠를 살려달라며 용서를 구하기로 한다. 도중에 얻은 동료들과 함께 제니바의 은신처에 도착한 치히로는 하쿠가 훔쳐간 물건을 돌려주고 그를 살려달라며 부탁한다. 그런 치히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제니바는 하쿠를 용서하면서 가족을 구할 수 있는 건 치히로 본인밖에 없다며 떠나기 전 머리끈을 선물해준다. 집 밖에 나와보자 정신을 차린 하쿠가 치히로를 데리러 와 있었고 둘은 함께 여관으로 돌아간다. 여관으로 향하는 도중 치히로는 하쿠와 만났던 듯한 어렴풋한 과거를 회상하다가 하쿠의 본명을 알아내고 기억을 되찾은 하쿠는 지금은 맨션을 지어버린 강의 신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어린 시절 하쿠의 강에 신발과 함께 빠진 소녀 치히로를 구했던 기억이 떠오르고 치히로는 재회의 눈물을 흘린다.
이윽고 마녀와의 모종의 약속을 지킨 치히로는 부모님과 함께 이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테스트를 받게 된다.
그것은 돼지의 무리 가운데서 부모님을 찾아내는 것. 기회는 한번 뿐이었으나 치히로는 그 곳에 부모님이 없음을 알아채고 정답을 맞춰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아간 마녀와의 계약서는 파기된다. 마녀는 못마땅했으나 이 세계의 룰을 지킨 치히로를 부모님에게 보내주기로 하고 정답을 맞춘 치히로는 여관의 모두에게 축하를 받으며 하쿠와 함께 다리를 벗어난다.
하쿠는 부모님은 강 건너편에 있고 가는 동안 절대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며 당부한다.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치히로는 하쿠와 헤어지고 강으로 향하는데 강은 온데간데 없고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초원의 끝 터널 입구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아빠와 엄마를 발견하고 다가가는 치히로. 부모님은 그동안 벌어진 일들을 아무것도 기억하고 있지 못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터널의 반대편으로 향하는 엄마의 손을 다시금 꼭 잡으며 걷는 치히로에게 엄마는 너무 달라붙지 말라고 한다. 이윽고 도착한 터널의 끝에는 먼지가 소복히 덮힌 차가 서 있었고 아빠와 엄마는 영문을 모른 채 출발준비를 서두른다. 건너왔던 터널의 반대편을 지긋이 바라보던 소녀 치히로는 아빠와 엄마의 부름에 차로 달려가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빠져나온다.
4. 감상평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작 중에 하나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다.
2001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아름다운 배경음악과 함께 살아 숨쉬는 캐릭터, 교훈을 주는 스토리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애니메이션으로써
오랫동안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