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작품의 숨은 공신, 히사이시 조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영화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2004년에 개봉했다. 매력적인 캐릭터, 감동적인 스토리와 작화 등 이 작품의 인기요소는 다양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건 바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OST인 '인생의 회전목마(Merry-Go-Round of Life)'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제곡으로 등장하는 이 음악은 일본 음악계의 거장인 히사이시 조의 작품이다.
히사이시 조는 일본의 지휘자이자 작곡가이지만 무엇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써 유명하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초창기 시절부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한 그는 누구보다 지브리의 음악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 작품의 초반부터 잔잔한 배경음악으로 등장하는 인생의 회전목마는 히사이시 조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현 시각 기준으로 무려 1873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다양하게 재편곡되어 등장하는 인생의 회전목마는 히사이시 조의 작품들 가운데서도 Summer와 함께 손가락에 꼽는 인지도를 자랑한다.
에피소드 중 하나로, 히사이시 조는 원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제곡으로 다른 곡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PD인 스즈키 토시오에게 시원찮은 반응을 얻자 우연히 떠오른 곡을 들려주었는데 굉장히 만족했었다고 한다.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OST, 인생의 회전목마는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2. 평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 평론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87%라는 신선도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평론사이트에서도 상위권의 점수를 차지하며 큰 찬사를 받았다.
하울이라는 매력적인 주인공은 여성팬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소피와 하울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또한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특히나 이 작품은 해외에서 크게 평가를 받으며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2004년 이 영화제에서 골든 오셀라 상이라는 각본상을 수상했으나 메인상인 황금 사자상을 차지하는데는 실패하였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골수팬들과 일반적인 팬들 사이에서의 평가는 미묘하게 다른데, 지브리의 열성적인 팬들은 다소 아쉽다는 평을 남겼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기존 작품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전작인 모노노케 히메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워낙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었기에 열성팬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조금 부족했다는 점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자인 다이애나 윈 존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보고 환상적이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그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 대해서 이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을 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일본의 도쿄 애니메이션 어워드에서 그 해의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하였으며 미국의 문학상 중 하나인 제 42회 네뷸러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3. 소설인 원작과의 차이점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다이애나 윈 존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내용에서 차이나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1) 조연 중 하나인 황야의 마녀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뚱뚱한 모습으로 나오지만 원작에서는 키가 크고 말랐으며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다.
2) 마찬가지로 조연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의 마크를은 원작에서는 마이클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소피의 셋째 동생과 사귀는 사이이다.
3) 애니메이션에서도 하울이 젊은 여성들과 데이트를 했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원작에서는 허영심이 가득한 바람둥이로 등장한다.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기타를 메고 다닌다는 설정이 원작에서 나온다.
4)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하울의 스승 설리만은 원작에서는 설리번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남성이다. 또한 하울의 스승이 아닌 하울과 같은 스승을 모신 동문이다.
5) 애니메이션에서 하울과 소피는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만 원작에서는 만날 때마다 서로를 보며 으르렁대는 사이로 나온다.